코인원-코빗-지닥, 연초부터 디파이 토큰 속속 상장
유니스왑의 '유니'토큰 시장 주도 
작년 디파이 예치금 폭발하면서 토큰 가격도 급등  
"국내 가상자산 시장 트렌드, 한곳만 손놓을 수 없어"

 

[파이낸셜뉴스] 지난 한해 동안 26배 이상 몸집을 불리며 가상자산공개(ICO) 이후 가상자산 시장 최대 트렌드로 읽혔던 탈중앙금융(De-Fi, 디파이) 토큰들이 국내 시장에 속속 안착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시장 자금이 활발히 유통되는 디파이 분야에 주목해 디파이 토큰들을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관문이 되고자 나선 것이다.

또 디파이 토큰을 기반으로한 거래소 자체 디파이 상품들도 새롭게 선보이는 등 사용자를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실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디파이 토큰, 높은 수요에 가치도 '껑충'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연파이낸스(YFI) 가격 변화 추이./ 사진=KB경영연구소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가상자산 거래소를 중심으로 본격화된 디파이 프로젝트 상장이 연초에도 계속해서 이어지며 하나의 상장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

디파이는 은행 같은 중앙화된 금융기관 없이 참여자들이 블록체인의 스마트계약(조건부자동계약체결)만으로 예치, 담보 대출, 투자, 보험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현재 디파이 전체 예치금액은 240억달러(약 26조원)에 달한다. 이는 6억달러(약 6600억원) 수준이었던 작년 동기 대비 40배 가량 성장한 수치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업계에서 크게 주목받은 가상자산 탈중앙거래소(DEX) 유니스왑의 자체 토큰 '유니(UNI)'를 비롯해 컴파운드(COMP), 커브(CRV), 스시(SUSHI), 1인치(1INCH) 등 주요 디파이 토큰들을 잇따라 상장하고 있다.
 

유니스왑의 '유니', 디파이 토큰 시장 주도

특히 이더리움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듄 애널리틱스 기준 주간 거래량이 60억달러(약 6조 6000억원)로 전체 DEX 거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유니스왑의 유니(UNI) 토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분석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5일 유니 토큰 가격은 약 13900원으로 전날보다 28% 이상 올랐다. 1월초 유니토큰이 5400원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약 한달새 2배 넘게 토큰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발행한 가상자산들이 장기간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디파이 토큰들이 거래소 상장 우선순위를 단숨에 갈아치웠다는 해석이다.

 

DEX 주간 거래량 기준으로 약 20%의 거래량을 확보하며 2위를 달리고 있는 스시스왑의 스시(SUSHI) 토큰 역시 이달에만 3배 이상 가격이 뛰었고, 사용자 자산을 디파이 예금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에 자동투자하는 연파이낸스의 연파이낸스(YFI) 토큰은 작년 7월 개당 790달러(약 86만원)에서 같은해 9월 43000달러(약 4700만원)까지 두달간 55배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토큰 상장부터 자체 디파이 상품까지

 

 

지난해 11월 출시된 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 기반의 탈중앙 거래 서비스 '클레이스왑'

 

코인원 거래소는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디파이 토큰을 상장하는 곳 중 하나다. 최근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한 탈중앙 거래소 '클레이스왑'의 자체 토큰인 클레이스왑(KSP)을 비롯해 작년 중순부터 커브, 스시, 1인치, 두카토(DUCATO), 에스클레이(SKLAY) 등 디파이 토큰들을 중점 상장했다.

지난 한해동안 몇십개씩 신규 종목을 상장했던 타 거래소와 달리 신규 상장이 뜸하던 코빗도 이달 유니와 연파이낸스로 새해 첫 상장 포문을 열었다. 코빗은 지난달에도 비트코인을 디파이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랩트비트코인(WBTC)을 신규 상장하는 등 디파이 종목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밖에 지닥 거래소도 지난 20일 원화마켓에 클레이스왑 신규 상장을 마쳤다.

 

현재 지닥은 개인 투자자 대상의 가상자산 예치보상 서비스 그로우를 비롯해 연 8% 수준의 기업 고객 대상의 비트코인 예치보상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디파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발행하는 유틸리티 토큰이 활성화되는 것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가상자산 그 자체로 가치가 오르는 것을 기대한다"며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인 디파이 토큰을 다른 거래소에서 모두 상장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손놓고 있을 수 없는 것"이라 말했다.

클레이스왑 관계자는 "중앙화된 집단에 의한 상장 심사가 아닌 누구나 자유로운 상장이 가능한 클레이스왑에서 KSP 토큰은 사용자가 클레이스왑에 가상자산을 상장하거나, 디파이 운영 정책을 결정하는 투표에 참여할때 필요하다"며 "또, 클레이스왑에서 가상자산 거래쌍의 물량을 공급하고 받은 KSP를 거래소에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