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초 비트코인은 약 4백만원정도에서 출발하여 많은 우려와 우여곡절을 겪어 12월 21일 현재 약 2천 5백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를 ‘바다 이야기”에 비유하며 금지해야 한다”는 한 논객의 말은 이제 현실에서 그 잘못됨이 입증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2017년 9월 29일 모든 코인의 ICO를 전면 금지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폭발적이었던 블록체인과 암호자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그 사이에 어느정도 식었지만 글로벌 업계와 전문가, 각국의 정부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사업화 하며 법과 제도를 수립해왔다. 한국이 2019년 부산시를 ‘블록체인 특구’로 정하여 암호화폐는 금지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발전시키겠다는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는 사이 코로나 바이러스 세상을 점령하고 있는 사이에도 블록체인 기술의 진화는 멈추지 않고 있다.

2020년 갑자기 나타난 코로나-19는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산업에 고통을 주었으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도 발전에 발목을 잡았다. 블록체인 신규 사업이 축소되고 모든 블록체인 행사들도 상반기까지는 취소됐고 연기됐다. 하반기 들어서 비로소 가상 컨퍼런스 방식을 통해 해외 및 국내 행사가 개최되면서 웹 행사를 통한 정보소통이 활발해지게 되었다. 한편, 지난 11월에는 극도의 긴장 속에서도 싱가폴에서의 핀테크위크와 두바이에서의 퓨처 블록체인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진행되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러한 상황들 속에서 이더리움이 2.0이 6단계중 1단계 구현이 성공적으로 구현됐으며, 블록체인기반 스토리지 사업인 파일코인(Filecoin), 비트코인에 스마트 계약을 구현한 RSK 등과 같은 기술적인 진보도 있었다. 한국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신원인증시스템(DID)과 부동산 이용을 토큰화 한 부동산 디지털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카사(KASA)같은 디파이 기반의 프로젝트가 출시됐다. 내년에는 이런 기술적인 진보가 더 활발해 더 많은 결실들이 기대된다.

올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중요한 변화를 돌이켜보자

첫째는 법규 재정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해 2021년 3월 발효된다. 특금법 입법 예고를 보면 법 규제가 적용될 사업자를 가상자산 거래소,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 그리고 가상자산 지갑서비스업자 세 종류이다. 가상자산 기업들이 내년 3월 개정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속속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에 나서고 있다.

ISMS 인증은 개정 특금법에서 가상자산 기업의 사업자 신고 요건 중 하나로, 가상자산 기업들은 내년 3월부터 ISMS 인증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등 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정부에 사업자 신고를 할 수 있다.

이 신고를 거쳐야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외에 지갑, 커스터디 전문 업체들도 현재 ISMS 인증심사를 진행 중이다. 어떤 관련 사업체가 내년 3월에 심사를 통과해서 라이센스를 취득하게 될 지 초미의 관심이다. 하여튼 고객은 좀더 안전한 상태에서 가상 자산을 거래할 날이 오는 것이다.

셋째는 중국에서 시행되는 디지털 화폐이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ies; 이하 CBDC)는 디지털의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 화폐를 말한다. 지폐, 동전 등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현금과 같이 국가의 중앙은행에서 발행, 관리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전자적 방식으로 구현된다.

24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페이스북도 리브라 연합을 만들어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들어서 2021년 1월부터 디엠(Diem)을 발행하려 하고, 페이팔이 10월 21일자로 자사 플랫폼에서 암호화페 거래를 허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10월에는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G7은 2022년까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국제 표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11세기 송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지폐를 발행한 나라인 중국이 이번에도 세계 최초 디지털위안화를 만들었다.

이미 민간에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같은 모바일결제가 광범위하게 퍼진 상황에서 수 년 전부터 중국 중앙은행 발행 법정 디지털 화폐(CBDC) 도입하기 위해 법정 디지털 화폐 준비에 나선 중국은 올해부터 선전, 쑤저우, 슝안, 청두, 동계 올림픽 개최 예정지 등에서 폐쇄적으로 내부 실험을 진행하다가 10월 광둥성 선전시에서 시민 5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첫 대규모 공개 시험을 했다.

미국도 준비하고 있다. 전세계 경제 패권을 주도하는 미국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부적으로 ‘디지털 달러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함께 CBDC 개발하고 있다. 유럽도 패권 경쟁에 뛰어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체 ‘디지털 유로화’ 발행 준비에 나섰고, 일본은 7월에 개발 검토를 공식화했으며 유로 연합은 연구개발팀을 만들어서 개발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한국은행내에 전담 부서를 만들어 검토하고 있는 상태이다.

디지털화폐는 단순히 발행에 그치지 않고 그 디지털화폐를 사용하는 전반적인 유통체계를 바꾸게 되는 근본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한국은 더 이상 미적거리다 간 세계 무역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고 중국의 디지털 화폐에 종속될 수 있다.

2021년에는 비트코인의 상승장이 계속되고 다양한 형태의 디파이 실증사례 등장하며 각 나라의 디지털 화폐 도입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해본다. 한국에서 부산특구 지정 2년차에 더 많은 실증적인 사례가 나오고 블록체인 산업을 진흥법이 제정다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산업이 성장하여 빠르게 해외 기업을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블록체인이 더 이상 미완의 기술이 아니라 우리는 이미 블록체인 기반의 세상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