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생태계의 상승률이 가파르다. 점점 더 장기화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로 인해 무섭게 치솟고 있는 물가 상승률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공포, 증시 하락과 맞물린 가상자산 시장 약세 속에서도 테라 생태계의 기본 토큰인 루나는 지난 일주일동안 15% 상승했다. 

지난 11일에는 기어이 리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6위까지 차지했다. 현재는 리플에 밀려 다시 시가총액 7위로 내려앉았지만 소위 말하는 김치 코인(국내 업체가 발행한 가상화폐) 중에서는 여전히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테라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생태계에서 부동의 1위인 이더리움에 이어 2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 테라란 무엇인가? 

테라는 티몬 창업자 신현성 대표와 권도형 공동대표가 창시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원화, 엔화, 미국 달러 등 다양한 법정 화폐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테라의 가격 안정화를 고안된 루나 등 두 가지 토큰 시스템을 토대로 운영된다. 테라의 가격은 루나 소각을 통해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 루나는 왜 이렇게 많이 올랐을까?

루나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스테이블코인 테라USD가 지난해 12월 무려 20억 달러 가량 발행되면서 테더나 USD코인같은 기존 스테이블코인 강자들을 제쳤다. 테라USD가 많이 발행될수록 루나가 많이 소각된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약 30000만 개의 루나가 소각되면서 루나 가격은 최고가를 갱신했다. 

20억 달러 상당 발행된 테라 스테이블코인은 테라 기반 최대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인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됐다. 앵커 프로토콜은 테라 코인을 담보로 맡기면 약 20%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해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앵커 프로토콜은 예치자가 맡긴 테라를 루나나 이더리움을 담보고 받고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돈을 빌리겠다고 예치한 금액이 한 달에 6억 달러나 증가했다.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 매직인터넷머니의 수요가 급증하며 테라 대출 후 앵커 프로토콜 예치량이 증가했고, 앵커로 랩핑한 테라를 담보로 다시 매직인터넷머니를 대출하는 구조가 이뤄지며 루나 소각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거래를 거쳐 테라USD를 예치하면 최대 150%의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지난 2월부터 한 달 동안 테라USD 발행량은 3조 2000억 달러 상당 늘어났다. 이로 인해 루나 소각량은 지난 1달간 400만개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루나 전체 토큰 발행량인 10억 개 중 8억 개가 소각됐다. 수요는 여전히 많은 데 공급은 적으니 루나의 가격은 더욱 탄력을 받아 상승했다. 

테라USD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되어 하루에 1500억 원 이상 거래되며 획득하기 편리해졌다. 이더리움 기반 최대 스테이블코인 거래소 커브에서도 테라USD 취급이 자연스레 늘어났다. 커브에서 테라USD를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는 유동성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또한 테라 재단에서 테라USD 가격을 1달러로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들은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라는 단체를 만들어 테라USD 가격이 떨어지면 이를 매수해 가격을 올리는 장치를 만들었다. 또한 본인들이 보유한 루나 토큰을 유명 가상자산 벤처캐피탈에 1개당 50달러에 팔아 1달러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루나의 가격 상승을 주도한 앵커 프로토콜의 20%에 달하는 이자율이 계속해서 유지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앵커의 예치 이자율은 프로토콜에 예치된 돈, 앵커에서 돈을 대출하기 위해 담보로 맡긴 자산 가치, 앵커에서 대출한 돈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앵커 프로토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다보니 이자준비금이 100억 달러에서 지난 2월 10일 10억 달러 수준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테라 재단은 루나 토큰을 매각해 약 6000억 원에 달하는 이자준비금을 마련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앵커 프로토콜이 예치준비금을 마련했지만, 지속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고 있다. 약세장에 예치자만 많고 대출자가 없으면 준비금은 더 빨리 사라지는데, 재단의 단발성 토큰 소각이나 매각만으로는 꾸준히 높은 이자준비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 루나와 테라USD 수요에 중요 역할한 앵커프로토콜, 앞으로의 과제는? 

앵커프로토콜 역시 이자준비금의 한계를 느껴 앵커 프로토콜 V2를 통해 더 많은 종류의 자산을 담보로 받고 대출의 효율성을 늘릴 계획이다. 최근 아발란체를 담보 자산으로 편입하는 것에 대한 생태계 투표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앵커 프로토콜 V2의 구체적인 도입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고, 19% 대에 달하는 예치 이자율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이자율을 유지하기 위한 대출 개선 자구책을 찾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이달 초 한 테라폼랩스 연구원이 제안한대로 앵커 프로토콜을 고정 수익률을 변동 수익률 시스템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앵커의 이자준비금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대안의 일환이다.

현재 앵커 프로토콜 예치 금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대출 금액의 증가는 지지부진하다. 예치 금액과 대출 금액의 차이가 벌어질 수록 지급 준비금의 고갈 속도도 더 빨라진다. 따라서 앵커 프로토콜 V2를 통한 대출 개선 방법을 찾는 게 시급하다. 

테라 생태계 전반에 걸쳐서는 앵커 프로토콜에 의존적인 성장과 이를 탈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컴투스 코인, 더비 스타스 같은 P2E(돈 버는 게임) 시장 진출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앵커 프로토콜은 현제 테라 디파이 생태계 중 55%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테라 생태계가 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앵커 프로토콜의 높은 이자율을 유지할 방법을 강구하던가 다른 타개책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출처 : 핀포인트뉴스(http://www.pinpointnews.co.kr)